엘레베이터 공사로 인하여 35일 정도 계단을 이용하여 11층 우리집을 오르내렸다. 엘베가 재개된 후 내려갈 때는 당연히 엘레베이터를 이용하지만 오를 때는 왠만하면 계단을 이용하고자 한다. 그런데 얼마전 계단을 오르다가 미끄러지는 꿈을 꿔서일까 가끔은 오르다가 두려운 생각이 든다. 오늘은 6층까지 계단으로 오르고 엘레베이터를 타고 10층에 내려서 한 층은 계단을 이용했다. 자꾸 편해지면 안된다...11층은 왠만하면 직접 오르자..숨이 약간 차오르는게 좋은 거다.
본인도 팔순 중반 노인이면서 아픈 부인을 과하게 챙겼던 우리 아버지.. 드디어 탈이났다.. 어제 문산시장에서 굴비, 옥수수 등을 무겁게 지고 오다가 허리가 탈이 나서 내가 캐리어 장바구니를 끌고 나가서 짐을 들고 왔다. 어젯밤 식사를 마치게 무섭게 잠에 들더니 오늘도 하루종일 주무신다. 다행인 건 고집을 꺾고 요양보호사님이 추천한 한의원에 다녀왔다는 것.. 꾸준히 다니면서 보약까지 복용하면 딱 좋겠는데 고집이 있어서.. 암튼 오늘 하루죙일 침대와 한몸이 되신다..아무래도 몸살난 듯...
언니가 가져다 준 김장김치가 너무 많이 익어서 신맛까지 났다. 찌개, 김치전, 돼지고기김치찜 중 고민하다가 고기는 따로 먹고 야채를 넣은 김치볶음을 하기로 했다. 여러가지 김치찜 레서피를 참고하여 김치를 물에 씻어서 채에 받쳐두고 올리브유를 두른 달궈진 프라이팬에 적양파, 파, 방울토마토를 볶다가 김치를 넣고 볶았다...레시피에 많이 등장하는 설탕을 넣기 싫어서 단맛이 나는 야채를 많이 넣었다. 쌀뜨물 약간에 된장 반스푼을 넣고 풀어서 김치볶음에 넣으니 볶음이 김치찜으로 변했다...물기가 졸아든 후 인덕션 전원을 끄고 들기름을 한 스푼 정도 둘러 잔열에 볶아서 내었더니 김치에 까다로운 아빠가 얼마나 잘 드시던지.. 앞으로 신김치가 고민이 될 땐 간편하게 김치볶음찜을 해먹어야겠다.
엄마는 아침에 일어나면 간밤에 불편했던 일을 이야기한다. 나한테는 그게 나에 대한 비난과 불평으로 들려서 발끈하고 잔소리를 시작한다. 오늘도 그렇게 엄마와 다툼이 발생했고 마음이 상한 엄마는 아이처럼 굴었다. 아빠도 엄마에게 엄포를 놓으면서 분위기가 안좋아졌다. 엄마 치매가 더 심해진 건가 고민되었는데 아빠는 고모와 전화 통화를 하니 약을 빨리 복용하라고 했단다. 언니와 통화를 했다. 언니 말은 엄마는 상태가 좋으면 불평을 한단다..그건 맞다.. 엄마 이야기를 들어주라고...엄마를 자꾸 아이 취급하고 치매환자 취급하는 것에 엄마는 폭발한 거라고.. 엄마가 부정적인 이야기를 하는 걸 싫어하면서 나도 부정적인 사람으로 살아간 순간들이 스쳐 지나갔다. 들어주자..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건지 듣자..귀도 마음..
오늘 정형외과 6주차 진료, 치료일이었다. 먼저 도수치료를 받고 주치의 선생님을 만나서 상담을 하고 주사를 맞았다. 통증이 예전보다 심하지는 않지만 아직도 왼쪽 팔이 온전히 올라가지 않고 있어서 완전히 자연스러워지는 걸 목표로 치료받고 있다. 의사선생님이 오늘 알려주길 집에서 하기 가장 좋은 치료는 따뜻한 물에 들어가서 있는 것이라고 한다. 대중목욕탕이 좋다고 하는데 나는 대중목욕탕에 가도 탕에는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소용이 없다..집에서 좀 춥지만 해봐야지..욕탕 사용 잘 안하는데 치료를 위해 열심히 사용해야겠다..청소도 하고..
오그라들데로 오그라들어서 건드리기 쉽지 않은 우리 엄마 발톱.. 나도 우리 언니도 시도했다가 발가락살 부분을 건드릴 것 같아서 포기하고 있었는데 팔십대 중반 우리 아버지..그러니까 엄마 남편이 오늘 발톱을 가지런히 깎아주셨다. 한의원에서 노인 발톱깎아주는 곳도 있다고 해서 찾아가보려고 했는데 팔순 노인이 부인을 위해 해내었다. 아버지가 며칠 전 한 여성의류점에서 엄마가 입을 셔츠를 사오셨다. 초록색 바탕에 땡땡이 무늬 소매, 카라가 있는 셔츠로 레이어드 모양으로 나왔다. 예쁘긴한데 엄마가 입고 벗는 것을 불편해하고 목부분이 좁아서 엄마는 못 입을 거라 생각했고 엄마도 싫다고 했다. 실망스럽지만 환불하겠다던 우리 아버지..오늘 엄마를 설득하고 또 설득하여 엄마가 입기로 했다. 내가 중간에 끼어들었다가 호통..
5주간 엘레베이터 공사로 인하여 재활용쓰레기를 버리지 못해서 앞베란다, 뒷 베란다(다용도실)에 재활용 쓰레기가 가득했다..설상가상으로 공사 시작하던 주 월요일 나는 몸이 아팠고 아버지도 별로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재활용 쓰레기 버리는 걸 포기했으니 6주간 묵은 짐이 쌓여있었다.. 고맙게도 우리집에 오시는 요양보호사님이 가끔 자기 아파트에 버리겠다고 가져가시고 내가 4번 정도 비닐 쓰레기 같은 가볍고 냄새나기 쉬운 쓰레기는 갖다 버리기도 했는데 오늘 나는 총6번 쓰레기를 버리러 나갔다. 박스, 종이, 신문이 어찌나 많은지..비닐, 플라스틱은 캐리어형 장바구니에 쑤셔 넣고 박스와 종이는 철제형 장바구니에 쌓아서 그나마 횟수가 줄어근 거다. 오랜만에 재활용품 정리를 하니 좋구나...날씨가 넘 추워져서 쓰레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