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내시경 검사를 여지껏 열번은 받은 것 같은데 이번에는 하루종일 몸이 힘들었다. 일단 검사가 끝나고 깨어났을 때 별로 졸립지는 않았는데 몸이 축 늘어져서 일으키기가 힘들더니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위가 꽉 막힌 느낌이 들어서 트림을 했더니 헛구역질이 나왔다. 위장조영제가 까스로 다 분출되지 않아서 그런가 하루종일 위가 더부룩했다. 잠을 자면서 몸살감기 걸리는 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속이 불편하다가 하루가 지나서 괜찮아졌다. 연세드신 분들에게 수면내시경을 권하지 않는 이유를 조금 알것 같다. 슬프네..
국가건강검진을 받았다. 올해부터 혈액검사로 판정하던 고지혈증 검사항목이 격년이 아닌 4년 주기로 바뀌었단다..고지혈증, 콜레스트롤 검사를 받으려면 따로 비용을 내야 한단다..나라 살림 거덜내더니 아주 건강검진항목까지 손을 댄듯하여 화가 났다. 위내시경 검사 후 일어났는데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대기실 소파에 늘어지듯 앉아있으니 간호사가 병실 침대에 누워서 눈은 감지 말고 정신을 차리고 내려오라고 해서 3-4분 정도 누워있었다. 아침에 검사받고 저녁식사까지 했는데 조영제 가스가 다 나오지 않은 것 같고 더부룩하다..수면내시경을 10번도 넘게 받았는데 이렇게 까스가 찬 느낌은 처음이다...나이가 들면 수면내시경도 쉽지가 않구나..
지난달 시작된 아파트 엘레베이터 공사가 한달이 지났다. 원래 내일 완공예정일인데 내일이나 모레 테스트를 거쳐서 운행을 시작한다고 한다. 그동안 반강제로 계단오르기 운동을 하면서 좋기도 하고 재활용쓰레기, 음식물 쓰레기 처리가 어렵고 무엇보다 거동이 불편한 엄마가 외출을 못하는 부분이 불편했다. 엘레베이터 운행하면 엄마와 축하파티(?)를 하자고 농담처럼 말했는데 엘베 공사를 마쳐도 내가 과연 계단오르기를 할 것인가? 예전에도 결심만 하고 그냥 엘베를 탔는데.. 계단 내려올 때 오른쪽 다리 정강이에 무리가 와서 보호대를 차고 앞으로 내려오는 대신 옆으로 내려오면서 통증을 거의 느끼지 않고 있다.
친언니에게 엄마 상태에 대해 알리고 병원에 갈지 여부를 의논하려고 전화했다. 언니는 내 이야기를 듣더니 그 정도면 괜찮다고..드러눕지 않은 상태면 아직은 괜찮다고.. 지금보다 상태가 더 나빠지면 판정도 받을 수 없고 그야말로 요양원도 가지 못하게 되는 것이니 엄마를 안심시키고 병원에 진료받으러 가실수 있게 용기를 주라고 했다. 그래서 엄마에게 그 날 바람도 쐴겸 다녀오자고 하니 알았다고 하셨다. 물론 가는 날까지 계속 조석변개 하겠지만 개의치 말자..
주간보호센터에서 실습할 때와 치매로 향해서 가는 우리 부모님을 보면서 치매를 앓는 분들이 단기 기억은 잃어버릴 지 몰라도 감정은 정확하게 느끼고 표현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가끔씩 치매노인이 뭘 알겠어~라고 무시할 수 있는데 아이들이 자기를 예뻐하는 사람을 알듯이 정말 투명하게 느낀다. 어쩌면 어른이 되면서 썼던 가면을 던져버렸기에 가능한 일인지 모르겠다. 그리고 기억이 꼬여서 말을 한다..분명히 어릴 적 분만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십수년 후 다른 곳에서 일어난 일을 말하고 또 혼자 저멀리 있던 기억을 끌어와서 다른 이야기로 점프한다. 의사들이 알려주기를 최근에 일어난 일을 까먹을수록 옛날 일을 가져온다고 하던데 정말 그런 현상을 보인다. 슬프지만 앞에서 슬픈 척 하지 않고 그냥 받아들여주면 되는데 ..
매일매일 전쟁을 치루는 것 같다..몸보다 마음이 더 힘들다.나는 갱년기로 여기저기 아픈데 엄마는 어린 아이가 되어간다. 새벽이면 나를 깨워서 당이 떨어졌으니 먹을 것을 달라고 보챈다.신생아를 키우는 엄마도 아니고...엄마가 50년전 나에게 해준 일을 내가 돌려주는 걸까? 밤이면 엄마한테 내일은 잘해 드려야지 하다가도 속이 터져서 막상 싸우고 소리지르고..내가 인성파탄자가 된 것 같다.아픈 가족..특히 늙어가는 부모님을 돌보는 가족들 서로 위로가 되면 좋겠다. 며칠전 영화평론가 이동진 유튜브에서 이 책 리뷰를 보고 듣고 싶은 마음 반, 외면하고 싶은 마음 반으로 미루고 미루다가 들었다. 듣다가 나도 모르게 오열할 뻔...나 트리플 T인데..과학자 아버지가 겪는 치매를 의사인 아들들이 보고 경험하고 관찰한 ..